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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 영화 속 과학적 오류와 논란

by 늘푸른나무처럼 2025. 2. 9.

인터스텔라는 그 과정에서 영화 속 여러 과학적 오류와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과학적 정확성보다는 이야기와 감동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많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글에서는 "인터스텔라"에서 나타난 과학적 오류와 논란을 짚어보고, 영화가 어떻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작품으로 남게 되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인터스텔라 과학 오류
인터스텔라 과학 오류

 

1. 블랙홀 묘사 과학적 정확성과 영화적 허용 사이, 그 경계에서

 

인터스텔라는 블랙홀, 웜홀, 상대성 이론, 양자 역학 등 현대 물리학의 첨단 이론들을 전면에 내세워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특히, 영화 속에서 거대하고 중요한 존재로 등장하는 블랙홀 '가르강튀아'의 묘사는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 킵 손(Kip Thorne)의 자문을 받아 과학적으로 최대한 정확하게 구현하려 노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킵 손은 블랙홀과 중력파 연구의 권위자로, 그의 자문 덕분에 인터스텔라의 블랙홀 이미지는 실제 블랙홀의 모습과 매우 유사하게 묘사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과학 다큐멘터리가 아니기 때문에, 영화적 재미와 극적인 연출을 위해 일부 과학적 오류나 과장이 포함된 부분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블랙홀에 가까이 다가가면 엄청난 조석력(tidal force), 즉 중력의 차이로 인해 우주선뿐만 아니라 인간의 몸도 산산조각 나야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주인공 쿠퍼가 블랙홀 내부로 진입하고도 생존합니다. 이는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 안쪽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블랙홀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조석력의 정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영화적 허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블랙홀 주변에서의 시간 지연 효과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라 정확하게 묘사되었지만, 그 정도가 다소 과장되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밀러 행성에서 1시간이 지구에서의 7년과 같다는 설정은 극적인 효과를 위한 것이지만, 실제로 그 정도의 엄청난 시간 지연이 발생하려면 블랙홀에 매우 가까이 접근해야 하며, 이는 우주선이 견디기 힘든, 사실상 생존이 불가능한 환경입니다.

 

2. 웜홀 통과: 가능성과 한계, 미지의 영역에 대한 상상력

 

웜홀(wormhole)은 시공간의 서로 다른 두 지점을 연결하는 가상의 통로, 일종의 우주의 지름길과 같습니다. 웜홀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해 이론적으로 존재 가능성이 제시되었지만, 실제로 웜홀이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떻게 생성되고 유지될 수 있는지, 그리고 웜홀을 통해 안전하게 통과하는 것이 가능한지 등은 아직 과학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입니다.

 

영화 속에서는 웜홀이 토성 근처에서 우연히 발견되고, 인류가 이 웜홀을 통해 다른 은하계로 이동하는 것이 비교적 쉽게 묘사됩니다. NASA는 웜홀을 통해 '라자루스 프로젝트'라는 탐사 계획을 실행하고, 쿠퍼를 포함한 탐사대는 웜홀을 통과하여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새로운 행성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납니다. 하지만, 실제로 웜홀을 발견하고, 이를 우주선이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통과하는 것은 현재의 과학 기술로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웜홀은 매우 불안정하여 순식간에 닫혀버릴 수 있으며, 웜홀을 열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음의 에너지(negative energy) 또는 음의 질량(negative mass)이 필요하다는 이론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이러한 음의 에너지나 음의 질량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3. 5차원 공간: 상상의 영역, 시공간을 초월한 소통의 가능성

 

영화 후반부, 블랙홀 가르강튀아 내부로 떨어진 쿠퍼는 우리가 상상하기 힘든 5차원 공간에 진입합니다. 이 5차원 공간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개념이 아니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적 상상력의 산물입니다. 물론, 끈 이론(string theory) 등 일부 현대 물리학 이론에서는 우리 우주가 3차원 공간과 시간 차원 외에 더 높은 차원, 즉 10차원, 11차원, 심지어 26차원까지 존재할 수 있다고 가정하지만, 이러한 고차원 공간을 직접 관측하거나 경험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합니다.

 

영화 속 5차원 공간은 쿠퍼가 과거의 딸 머피에게 중력파를 이용하여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장치로 사용됩니다. 이는 시간 여행과 인과율(causality)에 대한 여러 가지 철학적, 과학적 질문을 던지지만, 과학적인 설명보다는 영화적 연출과 상상력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5차원 공간의 묘사는 과학적 사실이라기보다는, 시공간을 초월한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문학적, 예술적 표현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4. 기타 과학적 논란, 그리고 영화적 재미

 

이 외에도 인터스텔라에는 몇 가지 과학적 논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만 행성의 표면을 덮고 있는 얼음 구름이 우주선 인듀어런스 호를 지탱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하다는 설정, 냉동 수면 상태에서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깨어난 인간이 별다른 후유증 없이 바로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설정, 그리고 블랙홀에 진입한 로봇 타스가 특이점의 양자 데이터를 수집하여 지구로 전송할 수 있다는 설정 등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학적 오류나 과장에도 불구하고, 인터스텔라는 과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관객들에게 우주와 과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습니다. 영화는 과학 다큐멘터리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영화적 허용은 불가피하며, 중요한 것은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감동, 그리고 영화적 완성도입니다.

 

인터스텔라는 과학적 사실과 영화적 상상력을 훌륭하게 결합하여 만든, 보기 드문 수작입니다. 이 글을 통해 영화 속 과학적 오류와 논란을 살펴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스텔라가 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영화인지, 그리고 과학과 영화가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